작성일
2017.04.21
수정일
2017.04.21
작성자
송성수
조회수
182

멘토와 멘티의 관계를 생각하며

아래는 <부대신문> 2015년 11월 2일자로 실린 사설입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대학가는 바빠진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논문 심사 때문이다. 논문 심사에 가보면 각양각색의 논문을 접할 수 있다. 학문적으로도 우수하고 형식도 제대로 갖춘 논문을 만나면 논문 심사가 매우 즐거운 일이 된다. 이에 반해 어슬프게 논문을 준비하여 겨우 낙제점을 면하는 턱걸이 수준인 경우도 있다.

우수한 논문은 대학원생이 열심히 준비하고 지도교수가 적절히 지도해 줄 때 만들어진다. 무엇보다 논문의 주인은 대학원생이기 때문에 본인이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원생은 연구수행에 자신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하고, 스스로 발전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도교수 및 동료들과 꾸준한 대화를 통해 연구능력을 향상시켜야 하며, 다른 사람들의 조언이나 비판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적극 수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훌륭한 지도교수의 역할로는 다음의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대학원생에게 전문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전수한다.
둘째, 대학원생에게 연구에 대한 동기를 부여한다.
셋째, 대학원생이 생각을 정리하여 사고를 명료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넷째, 대학원생이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넘지 못하는 장애를 제거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다섯째, 대학원생이 연구계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을 터 준다.

지도교수와 대학원생이 이런 식으로 본연의 역할을 다할 때 멘토(mentor)와 멘티(mentee)의 관계가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멘토는 “멘티가 성공적인 전문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데 특별한 관심을 갖는 사람”으로 정의된다. 이와 같은 정의는 기본적으로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전제하고 있다. 지도교수와 대학원생의 관계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에서 출발하며, 다른 조건은 부차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도교수와 대학원생의 관계가 적절하지 않은 사례도 종종 발견된다. 지도교수가 다른 일로 너무 바빠 학생을 제대로 지도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학생을 노동력으로 보고 자신의 프로젝트를 위해 착취하는 경우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학생의 인건비를 착복하여 개인적 용도에 쓰는 경우도 있으며, 성희롱과 같이 사회적 소수자에게 괴롭힘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대학원생이 소정의 연구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지도교수의 의미 있는 조언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함량미달의 논문을 가져오고서는 학위를 빨리 주지 않는다면서 모종의 협박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세상일에는 인간관계가 개입되기 마련이고, 학위논문도 그 예외가 될 수 없다. 지도교수와 대학원생이 성숙한 멘토와 멘티의 관계를 형성하려고 노력할 때 좋은 논문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논문 시즌의 찬바람이 더욱 차갑게 느껴지지 않고 따뜻한 훈풍으로 다가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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